4885가 악마를 보았다? 논란의 브이아이피 후기와 반응들

Posted by <구니스>
2017. 8. 26. 13:57 영화 이야기/영화를 보고

하정우의 4885와 최민식의 악마를 보았다를 합쳐놓은것같은 녀석이 나타났다.

아니 이 녀석은 그 둘 합친거보다 더하다. 국가의 보호까지 받고 있기때문에 더 미쳐서 날뛴다.

그리고 이 녀석을 너무 잘 표현한 한 장면때문에 영화가 계속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화 브이아이피의 문제의 장면은 과연 필요했을까? 일단 내 의견은 필요했지만 과했다이다.

 

브이아이피 ( V.I.P 2017. 08. 23 개봉)

 

감독: 박훈정

출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피터 스토메어 등

 

줄거리

 

잔인한 방법으로 여성들을 살해하는 연쇄살인마를 쫓는 채이도.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용의자를 찾아냈지만 용의자는 국정원의 보호를 받고있다. 번번히 국정원의 방해와 회유로 잔인한 살인마를 눈앞에 두고도 어쩌지 못하는 이도에게 북한에서 온 요원 리대범이 솔깃한 제안을 한다.

 

 

 

 

더 이상 신세계는 없다

 

신세계가 한창 흥행하고 입에 오르내릴때 항상 박훈정 감독에게 뒤따라다니던 수식어가 있다. 부당거래 각본~!

부당거래라는 현실적이고 매력있는 스토리를 창조해낸 박훈정이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게 신세계야! 역시 각본도 잘쓰고 영화도 잘 만드네~ 하는 반응들... 그 이후 대호 말아드시고 이번에 정말 자극적인 소재로 돌아왔다. 영화 브이아이피로.

영화 개봉후 참 말많은 이 작품 얘기하기전에 일단 각본에 관한 사람들의 오해를 하나 바로잡고자 한다.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에 류승완 감독이 직접 출연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박훈정이 쓴 부당거래의 초안은 매력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차례 흘려보냈다가 몇개월 뒤 다른 사람들의 손을 거친 수정본을 받아보고 괜찮다고 느껴서 각색 작업을 한참 거친뒤 나온게 우리가 봤던 부당거래 각본이다. 박훈정의 원작은 기본 설정정도며 결말까지 싹 바뀐게 부당거래였다는거다.

그 유명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 '내가 잘못했네' 등도 전부 류승완 감독이 창조해낸 대사들이다. 

신세계가 유명해지고 나서 부당거래가 자꾸 회자되고 각본빨이네 어쩌니 하는 얘기들에도 괜한 논란을 더할것같아 일체 언급을 안하다 박훈정 감독이 어느정도 자리잡고 나서 우스갯소리 섞어 밝힌 내용이다.

브이아이피를 보고 나서 신세계는 그냥 우연이었나? 얻어걸린걸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일단 소재는 참신한데 진행 자체가 너무 허술했다.

박훈정이 쓴 부당거래 원본이 이랬을까? 아쉬웠다.

 

 

현실적인 표현? 몰입감 대신 거부감을 얻었다

 

지금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초반부 여성 살해장면. 분명 이종석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필요했던 장면이라 생각한다. 이종석의 여성 살해 장면이 직접 나오는건 그거 하나다. 이후 피해자들의 모습만 비춰지기때문에 얼마나 악랄하고 미친캐릭터인지 표현하기 위해 꼭 필요했다고 본다. 근데 너무 디테일하고 과했다. 꼭 그렇게까지 보여줘야만 했나? 이후에도 이종석의 악랄함은 수차례 잘 표현된다. 앞부분에 너무 그렇게 힘 안써도 됐다. 적당히 해도 될 부분을 너무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가뜩이나 논란 많을 부분을 더 강조해놔버렸다.

그 장면 찍을 디테일로 다른부분이나 좀 신경써줬으면 좋았을것을. 차가 뒤집어지고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데 일반 시민들은 정지선 지키며 차안에서 가만히 기다린다. 우리나라 총기 보기 힘들다. 미국에서도 그런 반응은 안보이겠다. 다들 차버리고 도망치고 소리지르고 이런게 정상 아닌가?

정보기관 요원들도 모르는 정보까지 혼자 척척 캐내는 박희순은 뉴스도 안보나? 그냥 뉴스에도 나온 그 사실을 모르고 그런짓을 하고...

 

 

 

 

 

 

담배 한개피와 비웃음이 강렬했다

 

장동건이 좀 겉도는것 빼고는 정말 다들 연기 잘하더라. 김명민은 너무나도 많이 봐왔던 뻔한 형사 캐릭터를 정말 잘 살렸다. 담배 안피는 나도 담배피고 싶게 만들정도로... 이종석은 뭐 진짜 쌍욕나올정도로 잘했다. 그 비웃음 지금 생각해도 내가 다 열이 받는다. 사람이 얼마나 악랄하고 비열하고 다른 사람을 미치게 만들수 있는지 다 보여준거 같다. 이종석 다시봤다. 정말 연기 잘했다.

박희순은 별로 분량도 없고 시나리오의 희생양이었음 걍...

장동건은 유독 처음부터 겉돌았다. 왜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캐릭터 자체가 본인하고 안어울린다. 안맞는 옷을 입은거다.

신세계는 각 캐릭터들이 비중있고 개성이 강했다. 어색했던 송지효도 마지막 장면에서 체념하는 끄덕임으로 만회를 한다.

브이아이피는 그게 없다. 밸런스가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다가 한꺼번에 무너지고 결말도 극단적으로 내버린다.

전체적으로 좀 아쉬웠다. 박훈정 감독 다음 작품은 별로 기대 안할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