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하 결말 해석 스포있는 후기

Posted by <구니스>
2019. 2. 23. 22:05 영화 이야기/영화를 보고

사바하는 굉장히 잘만든 오컬트 영화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도 상당히 있다. 이점때문에 평이 좀 확 갈리는듯 하다.

나같은 경우엔 확 몰입하게 만드는 으스스한 전반부와 미스테리의 실체를 속도감 유지하며 쫓아가는 중반부가 좋아서 후반부의 약했던 부분을 상쇄할만 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점과 결말 해석을 몇까지 스포 섞어서 적어볼까한다.  

스포일러 다수 포함이니 아직 영화를 안보신분은 여기서 돌아가시는걸 추천드린다.

 

사바하 스포 포함 줄거리

종교 비리를 쫓던 박목사는 사슴동산이라는 단체의 존재를 알게되는데 사슴동산은 일련의 살인사건과 관련이 되어있었다. 부처가 아닌 4명의 사천왕을 모시는 사슴동산은 동서남북 4방향의 본거지를 두고 사천왕 역할을 하는 4명의 남자가 자신들의 경전에 나오는 소녀(뱀)를 찾아 하나씩 죽여나간다. 사천왕중 역할을 다한 3명은 죽고 마지막 남은 정나한은 16세 금화라는 소녀를 목표에 두고 쫓기 시작하고, 사슴동산의 배후에 과거 미륵이라 불리다 자취를 감춘 김제석이라는 인물이 있다는걸 안 박목사는 그의 경전에 기록되어있는 뱀(소녀)들의 정체를 알기 위해 마지막으로 김제석을 만났다는 티벳대승 네충텐파를 만나 사건의 시작을 알게된다. 미륵이 된 김제석을 만난 네충텐파가 김제석이 태어난곳에서 100년후 소녀가 태어나 김제석을 위협할거라는 예언을 한것. 그때부터 김제석은 자취를 감추고 경전을 써내고 신도들을 모아 1999년 고향 영월에서 태어난 소녀들을 지금까지 하나씩 제거해 나간것이다...

 

박목사는 콘스탄틴이 아니었다

초중반까지의 흐름으로 봐선 박목사가 사건 해결의 큰 역할을 할줄 알았다. 보통 주인공의 역할과 다르게 박목사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었다. 그저 관찰자 입장에서 관객의 궁금증을 풀어줄뿐 사건에 제대로 개입하지도, 흔한 몸싸움 한번조차도 안한다.

정나한에서 시작해 마무리까지 정나한으로 끝내버린다. 마지막에 정나한을 차에 태워 쫓아간게 그나마 사건에 개입하는거다.

이 부분은 아쉬웠던건 아니다. 나름 신선하기도 했다.

근데 다이하드2마냥 기름에 불붙여 피니쉬할줄이야. 차가 뒤집혀 기름이 세고 그게 하필 운전석에 있는 김제석의 몸에 칠갑이 되고, 불은 붙였는데 김제석 방향으로만 불붙고, 다 타버린 김제석은 머리카락은 그대로고(이건 불멸 설정인가?)...

차라리 박목사가 개입해서 결말을 다른방향으로 마무리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혹평을 남기는 대부분의 관객이 입을 모아 아쉽다고 하는게 이 결말이다. 용두사미.

 

 

 

 

 

 

유지태는 등장하자마자 스포일러였다

중간에 유지태가 등장해서 깜짝 놀랐다. 진짜 보기전까지 철저하게 유지태를 숨긴듯. 검색창에 사바하 검색해도 출연자 목록에 유지태가 삭제되어있을정도다. 근데 나한테는 그게 오히려 스포일러가 되버렸다.

김제석 제자로 유지태가 나오는 순간 '머야 유지태가 김제석이겠네'하고 추측을 해버렸고 그 순간부터 유지태를 김제석으로 껴맞추고 영화를 보니 재미가 반감되버린것. 별로 중요한 역할도 아닌데 무게감 있는 배우를 쓰면 솔직히 그 역할이 뭔가 할거라는거 뻔하게 예상되지 않나? 더군다나 영화를 보기전까지 철저하게 숨겼다면 말 다한거. 이렇게 넘겨짚는 관객이 많지 않을순 있겠지만 너무 뻔했다.

굳이 유지태를 안썼다면 숨길 필요도 없고 마지막에 터지는 반전도 더 팍 와닿았을거 같다. 내가 너무 반전 영화 많이 봐서 꼬인건가...

 

 

사바하 결말 해석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진짜 뱀은 김제석이었다. 

네충텐파의 예언을 들은후 존재를 숨기고 오로지 자신에게 위협이 될 소녀에게 몰입하던 그는 뱀이 되어버린것.

뱀의 존재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태어난것이 박금화의 쌍둥이 언니였고 그 소녀가 미륵이었다.

정나한과 첫 대면에서 부처의 두가지 수인을 취하며 말하는게 그 증거. 정나한이 올걸 미리 내다보고 땅을 파 라이터를 쥐어주고 김제석이 죽자 같이 소멸(성불)한다.

네충텐파는 김제석을 처음 봤을때 그는 미륵이었고 6개의 손가락과 향기를 맡았다고 했다. 사슴동산 경전에 뱀은 수려한 미모와 매혹적인 향기를 뿜어낸다고 했다. 어쩌면 김제석은 네충텐파의 예언을 듣기전부터 뱀이었을지 모른다.

영화중에 불교에서는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미륵도 얼마든지 뱀이 될수있다는 암시.

불교 내용처럼 사천왕(정나한)은 살인을 저지르는 악귀였으나 부처(소녀)를 만나 깨달음을 얻고 악(김제석)을 처치하는 악신이 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

초반 마을에서 죽어나가던 소떼는 맥거핀인거 같다. 무당과 정나한을 위협하던 소녀 곁의 뱀은 부처님이 수행하실때 그 몸을 감싸 비바람을 막아주던 뱀처럼 수호자였던것.